작가 소개
손동진은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에 유학하여 파리 국립미술학교(École Normale Supérieure des Beaux-Arts)에서 수학하였다. 1955년부터 58년 사이 파리 루브르 미술연구소에 프레스코 벽화를 공부하였다. 귀국 후 1962년부터 64년까지 유영국, 이준, 이대원 등과 신상회 동인활동을 하며 해외활동을 펼치다가 1976년 다시 프랑스로 건너가서 활동하였다. 그는 프랑스에 체재하였으며 세계적인 작가라 일컬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한국인 작가이다.
그의 작품들은 기하학적이고 상징적인 모티브에 의해 구성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초기에는 입체파와 초현실주의적 수법을 시도했으나, 근자에 오면서 탈춤과 같은 민속적, 토속적인 테마를 추구하고 있다. 그의 회화의 숨결의 근원은 신라 고도(古都)의 경주이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회화적 기법은 다분히 서구적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민속 가면극을 주제로 하여 작품을 제작하는데 가면극에서 나타나는 연극, 무용,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융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면이라는 소재는 하나의 표정으로 다양한 감정과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데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손동진은 토속적인 이미지의 가면을 집중적으로 그려냈다. 작가는 경주 출신으로서 어릴 적부터 한국전통문화를 많이 접했던바 그러한 한국적인 소재의 추구는 그가 해외에서 활동하던 시기가 오래되었기에 더욱더 서구적인 표현과 한국적인 감성의 조화를 도모했던 결과이다.
그가 1950년대 프랑스 체류시절 벽화를 공부하면서 이후 벽화를 제작했었기에 이 작품에서는 전면에 도기의 두꺼우면서 균질한 표면과 단단한 조형감각은 프레스코 벽화의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그는 1970년 동아일보 기고문에서 라스코 벽화를 보았을 때 감동을 회고하기도 하는 등 고대 원시벽화의 영향도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