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소개
오세영은 판화 중에서도 특히 목판화의 예술적 가능성을 개발하는데 주력해 온 작가이다. 그는 팔만대장경을 위시한 한국의 목판 전통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계속하는 작업을 주로 펼쳤다. 오세영은 마티에르(Matière)가 두꺼운 지질학적 화면을 특징으로 홀로그래픽(Holographic)적인 화면을 1980년대 말 이후 본격적으로 도입하였다. 이러한 그의 독특한 추상입체주의 기법은 무한대의 이미지를 2차원의 세계인 캔버스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그는 홀로그래픽적 화면을 20세기 후반 우주여행 시대의 참신하고 새로운 회화 기법으로서 선언하고 기존의 시간과 공간 속에 종속된 눈을 해방시킴으로써 대상의 참된 본질을 파악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발상은 마치 20세기 초반 파리의 에펠탑에 올랐던 화가들이 풍경에 대한 새로운 시점을 발견한 사실과도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밤의 미로>(1990)는 그가 본격적으로 앵포르멜(Informel)적 텍스처에 변화를 가져온 시기의 작품으로 빛과 색의 만남과 여러 혼합체의 변화하는 모습이 마치 우주 전체의 모습처럼 은하계를 연상시킨다. 또한 작가는 "회화의 구성은 색채의 미립자가 아니라 인간의 머리에서 작위 된 행동 결과의 표현이기 때문에 전체에 나타난 표현의 결과는 결국 작가의 정신적 세계를 재현한 결과"라고 언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