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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相烈

Lee SangYeol

  • 풍경

風景

Landscape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45.5×53㎝

(1991)

우측 하단에 -91.ㅅㅏㅇㅇㅕㄹ

액자

추정가

  • KRW  500,000 ~ 1,500,000
  • USD   420 ~ 1,250
  • JPY     45,000 ~ 134,000

낙찰가

KRW 500,000

작가 소개

구상화에 바탕 하면서도 과감히 추상화의 발상을 끌어들이는 화가가 있다. 과일이 주렁주렁 달린 농원풍경을 그리는 ‘과수(果樹)의 화가’ 이상열이 그 주인공이다. 이상열의 화면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두드리고 굴리며 깨지는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소란스러운 실험실’을 방불케 한다. 바르고 던지듯 찍어 바르고 으깨고 휘젓는 등 격정적인 몸짓들이 화면을 휩쓸며 지나간다. 마티에르가 봉긋 솟아오르고 필선들이 분주히 들락거리면서 화면 표정도 약간 상기된다. 이상열 작가는 이처럼 화면을 수식하기보다 그것을 구성하는 데에 관심을 집중한다. 작품내용을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통해 전달한다는 점에서 독창적인 수법 개발은 필수적이다. 작가는 단순히 실재의 나무를 그린 것이 아니라 캔버스에 나무를 키운다. 물론 그가 키우는 것은 나무가 아니라 나무라는 이미지에 불과하지만 농부의 마음으로 밭을 갈고 비료를 주고 씨를 심고 해충이 들지 않도록 잘 간수하고 돌본다. 사실 이런 과정은 주의 깊은 화가라면 반드시 유념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농사일을 대충대충 할 수 없듯이 그림도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애정과 세심한 돌봄을 요한다. 이상열 작가는 농부의 애틋한 마음으로 그림속의 나무를 키우고 꽃을 가꾸며 잔디를 돌본다. 마음이 닿는 곳에 시선이 쏠리듯이 그림을 대하는 자세가 각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은 꽃들의 정원에 둘러싸여 있다. 화려한 꽃들만 피어있는 것이 아니라 풍요로운 열매도 맺고 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피고 지는 꽃의 영화로움은 무상하지만 어떤 난관을 무릅쓰고 맺는 열매의 결실은 나무의 생애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나무에 달린 열매를 보며 우리는 무엇을 연상할까. 한철의 아름다움을 ‘꽃’이 웅변해준다면, 지속적인 아름다움은 ‘열매’가 웅변해준다. 열매는 뜨거운 뙤약볕과 세찬 비바람을 참고 이뤄낸, 다시 말해 오랜 역경과 난관을 꿋꿋하게 극복한 삶을 말해주는 동시에 감상자에게는 ‘나눔의 정신’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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