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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서귀포 출신. 호는 소암(素菴)·조범산방주인(眺帆山房主人). 의생(醫生)이던 부친 아래에서 한학과 서예를 익혔다. 제주공립농업학교 중퇴 후 1925년 일본에 유학, 상업학교를 거쳐 1932년 와세다대학 정경학과를 졸업했다. 그 뒤 영화 자막을 쓰는 일, 일본 국회사무실, 광산회사 사무원 등을 전전하다 1937년 일본의 서예대가 마쯔모토(松本芳翠) 문하에 들어가 3년간 배웠고, 스승의 친구 쓰지모토(辻本史邑)에게 8년간 한예(漢隷), 북위서(北魏書), 왕희지 행·초서 등을 두루 배웠다. 1945년부터 공모전에 출품하기 시작, 마이니찌신문 주최의 전람회에서 3회 연속 수상했고 전일본서도전(全日本書道展)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1946년부터 토쿄의 한 중학교에 재직하면서 녹담서도원(鹿潭書道院)을 운영했고, 1953년 오오사카로 이주하여 여러 곳에 출강하며 서예를 지도했다.
1955년 귀국 후 제주사범대학과 서귀포중학교 등에 재직했고, 1957년 국전 입선 후 1959년부터 추천작가, 1969년부터 초대작가로 출품했고 간간이 심사위원을 맡았으나 1980년부터 출품하지 않았다. 1966년목포에서 처음 개인전을 가진 뒤 제주·서귀포·여수·마산·부산 등에서도 가졌다. 또 1973년에는 제주소묵회(濟州素墨會)를 창립하여 후진을 지도했고, 그 뒤 목포·서귀포·대구·광주 등에 지부가 세워졌다. 1982년에는 중화민국 서예계를 순방하고 이듬해 타이완시 국립역사박물관 주선으로 초대전을 가졌다.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과 소묵회전 등에 주력했고, 1992년에는 예술의전당 주최로 개인전을 가졌다.
1995년부터는 서귀포 조범산방에 칩거했고, 이듬해부터 노환으로 치료받다가 1997년 12월 3일 사망했다. 지방 서예의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1969년 제주도문화상, 1991년 서귀포시민상(예술부문), 1997년광주광역시 주관의 의재허백련 미술상을 수상했다. 타계하기 얼마 전까지 붓을 놓지 않는 귀감을 보였고 평소 인격도야를 서예의 우선으로 여겼다. 글씨는 각체에 두루 통했는데 그중 초서에서 높은 성취를 이루었다.